2022 졸업전시 은메달 리스트 정진운 인터뷰

수상소감

이번에 졸업하는 동기들이 많았었고 잘하는 작품도 많았기에 제가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모두 개성있고 신선한 작품들이었고,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또 전시장에 조명을 받고 디스플레이 된 작품들을 보니 정말 누가 수상해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였어요. 그래서 막상 내 이름이 불리고 상을 받게 되니까 얼떨떨하기도 했지만 수상소감에서도 말했듯이 모두를 대표해서 받았다고 생각하고 같이 옆에서 작업해준 친구들에게 고마움이 앞섰습니다.

작품 설명 및 디자인 전개과정

애착이 있는 작품이 두 개가 있었어요.

먼저 테이프 디스펜서는 3학년 리빙 오브젝트 디자인에서 시작한 아이디어였는데요, 재택근무라는 근무환경이 많아짐에 따라 단순히 적막할 수 있는 공간에서 사무용품같은 것들이 사용자들에게 일상의 환기로 작용할 수 있으면 좋겠는 바람에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테이프 디스펜서를 이용하면 기능하면서 생기는 필수적인 동력이 생기는데 그 동력을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그걸 중점으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구조적인 아름다움 (기계미학)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레이어를 겹쳐서 하나의 덩어리로 완성했고 복잡한 구조에서 단순하지만 자연스러운 날개짓을 보여줄 수 있게끔 디자인하였습니다. 단순히 태엽이나 손잡이를 돌려서 만든 오토마타들도 재미있지만, 사물을 기능할 때 생기는 움직임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작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테이프를 갈아 끼우기도 편하면서 테이프의 동력을 그대로 전달할 방법을 찾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날개의 움직임을 잘 보여주면서도 테이프를 뗄 때 거슬리지 않아야 함에 초점을 두며 제작했습니다.

두번째 작품은 4학년 금속제품 캡스톤 디자인 수업에서 메타버스를 주제로 한 공모전에 출품한 의자입니다. 거울이라는 평면의 공간에 의자가 놓인 공간을 담아낸다는 컨셉을 가진 작업이었는데요, 고리형태로 연결 구조를 만들어서 공간과 공간의 연결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거울에 공간의 색감을 그대로 담을 수 있어서 공간에 포인트가 되는 아트 퍼니처입니다.

처음으로 크기가 있는 가구를 만드는 작업이였어서 작은 소품을 만드는 것보다 앉았을 때의 높이나 거울의 소재 등 여러 가지 고려할 것이 늘어났어요. 그렇게 신경 써서 작업하니 기억에 남네요.

 

제작 시 시행착오 및 어려웠던 점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모델링은 실제 작업과의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실제 작품을 제작할 때 생기는 문제점들을 찾기 위해 실물 모델링을 많이 해보는 편인데요.

그런데도 기어가 필요한 정교한 작업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테이프 디스펜서를 제작할 때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대부분 레이저컷팅과 선반작업으로 이루어졌는데, 약간의 오차에도 움직임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아무래도 레이저컷팅은 오차가 생기기 때문에 최적의 사이즈를 찾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또한, 사무용품이 사람이 사용하는 물건이다 보니 날개의 움직임이 사용자가 이용하는데 있어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어요,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아무래도 학생들이 만드는 작품이다 보니 용도를 가지고 만들어도 실제로 그렇게 기능하지 않을 때도 있고 일반 소비자가 이용할 때 튼튼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작업들이 많다고 생각해왔었어요. 그래서 누가 이용해도 큰 문제점이 없고 사용에 있어 안정감이 생기게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앞으로 졸업전시 준비할 후배들에게 할말

금속공예학과를 전공하고 나도 저렇게 멋진 전시를 할 수있을까 하며 걱정했는데 겪어보니 다 해내게 되더라구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혹시 저처럼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혼자 작업했으면 힘내서 끝까지 작업하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같이 작업한 친구들이 있어서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4학년 개강하고 졸업전시까지 생각보다 기간이 짧습니다. 이 기간 안에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하다 보니까 서로 예민해질 수 있는데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서로 이해하면서 작업하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