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조형체전

<조형축제- 조형대학내의 그래피티, 에어로빅, 뒷풀이>

매년 치뤄왔던 조형 체전이 올해 부터 조형 축제란 이름으로 변모하였다.작년 까지 큰 비중을 차지하였던 체육대회는 줄다리기와 팔씨름으로 축소 되었고,대신 그래피티, 아우성과 같은 행사가 신설되었다. 조형축제는 조형대학내의 6개 학과들의 독립적 축제로써, 조형대 학생들의 공동체의식 향상과 상호 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행사이다.

 

 

 

2002′ 에어로빅

 

화합과 조화

 

1부 : METAL이 가지는 물성의 특징을 이미지화 하여 기본도형을 응용 ,도형속에 내재한 질서와 선적인 자유로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정사각형으로 부터 6각형, 그리고 하나의 선으로 합쳐지는 점과 선의 변화는 혼돈과 질서를 가상적인 이미지로 표현하는 하나의 매개체 역할을 하였다.

 

2부 : 경쾌한 리듬과 단순하면서도 활동적인 동작들은 점으로부터 출발하여 선으로 마무리되는 도형의 이미지이며 소품을 사용하여 도형의 매커니즘적인 성격을 추상적으로 표현,구체화 시키고자 했다.

 

3부 : 역동적인 동작과 대열의 변화는 진취적이며 조화를 중시하는 공예의 정신과도 그맥을 같이한다고 본다.분산되고 합치되는 동작의 반복들은 도형을 모티브로 하여 조화와 화합을 하나의 이미지로 승화시켰으며 요소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좋은 예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획팀 // 총괄: 박세정 안무: 김지은, 박미영, 이성우 음악: 김태완, 민원기

 

 

후기

 

2002년 5월, 국민대학교 캠퍼스는 유난히 더웠다 바로 조형인들의 축제날 이었다. 모두가 함께 모여 즐거운 축제를 벌였다. 각과 마다 준비해온 그림, 과 개성을 살린 그림을 큰 캔버스에 스프레이와 페인트로 색칠했다. 우리과의 그림은 바로 커다란 공장 단지 앞에 있는 소녀와 아저씨이 이미지였다. 캔버스에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너도나도 페인트칠을 했는데 그 바람에 페인트가 옷에 튀기고 지저분해졌고 정신없었지만 모두들 즐겁게 캔버스를 채워나갔다. 예상한대로 우리의 캔버스는 너무나 훌륭했다. 그렇다. 우리는 만능엔터테이너였던 것이다. 또 한가지, 1,2학년 여자들의 줄다리기 시합이 있었다. 한없이 여려보이고 평소때는 망치 하나에도 흐느적 거리던 우리 여학우들은 장갑을 끼는 순간 눈빛이 달라지고 보이지 않는 강한 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급기야 준결승 까지 진출했다. 준결승에 그친 것은 아쉬웠지만 우리 학우들은 줄다리기시합을 하면서 서로 더 친해질 수 있었다. 이윽고 조형체전의 꽃, 디자인 퍼포먼스의 시간이 다가왔다. 1학년들은 분장하고 옷을 갈아입느라고 정신이 없었고, 선배들은 그런 1학년을 챙겨주고 준비를 꼼꼼히 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q 분주했다. 바쁜 와중에서도 우리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시간이 점점 다가올수록 안무를 서로 맞춰보거나 의상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했다. 정신없이 준비를 하다보니 어느새 퍼포먼스의 시간이 되었다. 의상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조심 걸어 들어가자, 체육관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모여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과가 하는걸 보면서 우리는 더욱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드디어 우리 과의 차례가 되었다. 음악이 시작되고 정신없이 춤을 추었다. 항상 들어서 귀에 익은 음악인데도 왜 그리 긴장 되는지… 몸이 평소보다 더 뻣뻣해지는 것 같았지만 우리는 금방 평소 페이스를 찾았다. 두 번째 곡이 흐르는 데 갑자기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세상에. 맨 앞줄에 서있던 찬호의 웃옷이 홀랑 벗겨진 것이다. 모두의 시선은 찬호의 맨살에 집중되었고 우리들은 걱정했지만 찬호는 끝까지 꿋꿋하게 옷은 신경도 쓰지 않고 춤에만 열중했다. 언제 시작했는지 노래 세곡이 후딱 지나갔다. 노래가 끝나자 모두의 표정은 금새 풀어지고 우리는 뿌듯함과 후련함을 동시에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