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조형체전

<2003′ 조형체전>

2003년 5월 10일 토요일, 올해도 어김없이 조형체전이 화창한 날씨 속에서 조형인의 즐거운 축제로 치뤄졌다. 해오름식을 시작으로 피구, 축구, 농구, 줄다리기가 과 대항별로 응원 소리와 함께 경기가 진행되었고 전 경기가 끝난 뒤 조형체전의 꽃이라고 불리우는 조형대 퍼포먼스가 실내 체육관에서 열려 그 열기가 한 층 고조 되었다.

 

 

<후기>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올것이 왔구나..‘ 죽어도 안올껏 같던 조형체전의 날이 밝아온것이다~!! 오늘을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지난 삼주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이왕 하는거 잘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학교에 도착하자 모두 각과의 과티를 입고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그중에 제일 튀는 우리 금속공예학과의 과티. 까만색이란거 약간 더워보이긴 했지만 심플해보이지만 곳곳에 신경쓴 디자인 너무 좋았다. 해오름식을 마치고 나서 조형대학 사람들 모두모두 공대앞 테니스장으로 모였다. 운동장이 공사중이라 할수없이 비좁은 테니스장에서 모든 경기를 치뤘다. 우리과는 피구는 탈락이였지만 축구는 결승까지 올랐다. 비록 공업디자인과가 이기긴 했지만.. 하지만 우리의 주종목은 농구!! 다른거 다 필요없어!! 쭉쭉 뻗은 키가 멋진 선배님들의 코트를 가르는 모습이란~!! 모두다 꺄약~거리기에 정신이 없었다.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파도타기를 하던걸 잊을수 없다. 의디과와의 준결승전에서 멋진 슛을 여러번 성공시키던 선배님들의 활약에 우리는 쉽게 이길수 있었다. 우리모두 의기양양~! 그런데 엄청난 사기충전이 되어있었는데..안타깝게도 줄다리기는 져버렸다. 승부에 연연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남았다. 뭐~사람 마음이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다시 농구! 결승전이였다. 실내디자인vs금속공예학 두구두구두구~휘릭! 네!! 드디어 심판의 휘슬이 울리고 긴장된 마음을 가다듬어 시합에 임합니다. 아~만만치 않은 상대예요~ 실내디자인과 선수들, 대단하군요! 그래도 잘해내고 있어요 금속공예과~!! 파이팅!! 한 골더!! 아! 금속공예과 멋진 장거리 슛이에요!! 들어갈까요?들어갑니까?들어갔습니다!! 대단해요~!! 삐이익!! 경기 끝났습니다!! 그날의 승리는 우리의 것이였다. 몇 대 몇으로 이겼는지는 중요하지않다!!(사실중요한데 잘모르겠다) 농구가 끝나자 다른곳에서 시합중이던 조형대 교수님들의 피구시합을 구경갔다. 근데 가자마자 끝나서 황당했다.

 

 

폐회식까지 마친 우리를 드디어…대망의….조형체전의 꽃, 조형체전의 완성..인 퍼포먼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걸위해 우리가 얼마나 노력했던가~!! 침착해지려 했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은 어쩔수가 없었다. 2학년 선배님들이 만들어주신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있으려니 너무너무 떨렸다. 우리는 빨간색 윗도리랑 바지였는데, 그윗도리를 벗으면 은색 술달린 탑이 나온다.. 야…야하다..라고 생각은 했지만, 멋지게 퍼포먼스를 끝내기 위해서 모두 다 군소리없이 입었다. 여기 저기 터지는 애들이 발생하긴 했지만..여기저기 잘못된 곳이 나오긴 했지만.. 우리는 프로가 아니에요~!!순수 아마추어라구!! 결론은? 멋지다는 거죠!! 의상까지 입고 발에 붕대도 두르고 체육관을 향하니 정말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과 잘하자는 마음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전날 리허설때 음악cd가 잘못 되서 제대로 맞추어보지 못했는데 그 걱정과 우리과가 제일 실수많이 하면 어쩌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공업디자인과가 제일 먼저였는데 그다음 바로 우리였다. 5초…4초전…3초전…2초전..1초….땡!! 우리차례가 됐을때 내머리속에 울려 퍼진 소리였다. 드디어 우리가 3주동안 지겹게 들어온 음악이 나오면서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그런데 연습때는 죽어도 구호를 붙이지 않던 우리가 어느새 자신이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박자가 잘 안들렸던것도 맞았고, 연습때 그렇게 틀리던 동작들도 무리없이 지나갔을때 정말 눈물 나올뻔 했다. 그리고 마지막…하늘을 향해 쾅!! 끝났다. 모두다 숨을 하악 거리면서 미동도 없이 서있었다. 조명이 꺼질때 까지 퍼포먼스가 끝나고 나서 살펴보니 모두다 얼굴이 환해져 있었고 우리를 가르쳐주셨던 2학년 선배들이랑 다른선배들 모두 정말 잘했다고 제일잘했다고 계속 칭찬해주셔서 너무 기뻤다. 끝냈다.. 맨처음엔 이걸 왜 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추억으로 남을 기억이니까 말이다.. 퍼포먼스도 끝나고 남은건 오붓한 뒷풀이.. 지하 2층에 테라스에 마련된 고기파티에서 성공적으로 조형체전이 끝난걸 모두모두 즐거워했다. 모두가 웃는모습에 너무 행복했다. 주거니 받거니 늘어나는 술잔과 술병들과,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밴드의 멋진 기타소리. 그리고 깊어가는 밤에 향기에 취하며 이렇게 우리의 조형체전의 밤이 지나갔다…

 

1학년 김영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