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예비엔날레
청주에서 열리는 공예 비엔날레 전시를 학과 전체로 관람하게 되었다. 이번에 열리는 전시는 확장과 공존이라는 제목아래에서 열렸는데 이것은 미술과 기술 디자인이 함께 공존하며 그러한 공존 안에서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어가는 공예의 모습을 말하고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전시는 3D기술과 섬세한 손길의 디자인이 공존하고 있었던 디자인 스튜디오‘너버스 시스템’의 (Nervous System) 작품이었는데 모든 작품들이 공통적으로 나뭇잎의 잎맥을 본 따 만든 그물형상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패턴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독특하며 아름답게 느껴졌는데 이를 이용한 다양한 3D 작업들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비교적 어두운 부스 안에서 나일론으로 만들어진 하이페 조명은 빛을 밝히며 벽 쪽으로 아름다운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드리워진 그림자는 마치 내가 자연 속에 있는 듯한 느낌도 나게 해주었다.
또한 자연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작품이 꽤 있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하이페 크리스파타’ 이다.
이것은 마치 피어나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데 바로 생명체가 피어나는 모습을 표현하려 한 작품이다. 그물같이 펼쳐진 모습이 마치 꽃이 피어나는 모습과 흡사하다고 생각했다.
그에 그치지 않고 ‘운동학적 하의’ 라는 작품을 통해 의류 쪽으로 확장해 나갔는데 물론 실용적으로 입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고유의 무늬를 이용한 디자인을 통해서 자연과 동화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운동학적 하의’ 라고 붙여진 이름 또 한 규칙적이고 딱딱한 모습보다는 불규칙하며 곡선적이고 유연한 느낌의 작품의 모습과 보다 어울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일론이 아닌 금속을 이용하여 만든 장신구도 있었는데 사실 보았던 것 작품 중에 가장 내 마음에 든 작품이다. 위 작품들은 나뭇잎 같았다면 이 것은 나뭇가지 같이 불규칙함 속에 균형을 지니고 있었다. 나중에 작업을 하게 된다면 이렇게 자연을 본뜬 형상을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이렇게 조형, 조명, 의상, 장신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나가는 공예를 너버스 시스템의 작품을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단지 공예의 공존과 확장만이 아니라 작품에 이르는 그 과정 또 한 다루었기 때문이었는데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 작가들의 아이디어 스케치와 주제를 선정 하게 되는 배경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글씨와 그림이 빼곡하게 적힌 종이들이 하나하나 전시 되어있었다.
사실 작품이 완성이 되었을 때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작업을 하면서 느꼈던 자신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작품의 계기, 그 안에 있는 이야기가 중요하다. 아무 의미 없는 작품은 보는 이에게 어떠한 감동도 줄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결과만 보고 우리는 그 안에 있는 이야기를 가늠할 수도 없다. 그런 점에 있어서 작가들의 아이디어 전개과정을 하나하나 볼 수 있었던 스케치를 전시한 것이 그 의미를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공예가 옛날, 전통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전통과 현대 기술이 공존하고 그저 장식품으로써의 기능에서 확장되어나가자는 의미를 보여준 이번 청주비엔날레 전시는 누구나 한번쯤 보아도 느끼는 것이 많을 것 같다.
20151538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