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조형대 체육대회
뜨거운 햇볕아래, 아침부터 초여름의 날씨가 예상되는 화창한 날. 조용한 토요일의 교정이 여느때와는 다르게 들썩였다. 바로 5월 28일이 조형대학교 학생들끼리의 체육대회였기 때문이다. 체육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적이 없던 우리 학과는 이번년도에도 역시 오전동안 치러질 경기들의 본선에는 하나도 올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오전 동안에는 조형관 2층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 관람 후,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줄다리기를 했다. 특이하게도 여자학우들만 참여한 줄다리기였지만, 열기와 힘은 남자학우들 못지않았다. 2,3,4학년 언니들의 줄다리기 이기는 비법을 잘 숙지하고 톱질하던 힘까지 짜낸 결과 , 그리고 선배들의 열띤 응원에 힘입어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를 연속으로 2번 이기고 부전승로 준결승으로 올라갔다. 승리에 도취되어 있던 것도 잠시, 도자공예학과와 하는 줄다리기에서 1승을 하고 ‘드디어 힘으로 도자공예학과를 이겨보는 것인가!’ 라며 흥분했지만 뒤이은 2번의 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탈락하고 말았다. 모두들 아쉬워했지만 준결승전까지 갔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곧바로 이어진 계주달리기에서는 청백전으로 학과들이 나뉘어 경쟁하게 되었는데 그냥 달리기가 아니라 바톤이 튜브인 신기한 계주였다. 두 손으로 튜브를 꼭 잡고 달리는 학우들의 모습이 재밌으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가 나왔다. 초반에 승기를 잡은 청팀은 그 기세를 이어가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5년 연속 금속공예학과가 계주달리기에서 넘어지는 것이 전통이라고 들었는데 이번년도에는 예외였다. 이제부터는 금속공예학과가 속한 팀이 계주에서 이기는 전통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배드민턴 준결승전을 보러 체육관으로 이동했다. 우리 학과도 최선을 다했지만 공업디자인 학과의 강력한 스매쉬를 이기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다. 분명 다음해에는 이기리라 이를 갈며 내년을 기약했다.
다음 체전을 뒤로하고 안주팀은 지하2층으로 이동해 안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선배들이 장을 봐온 재료들로 김치부침개와 감자전, 옥수수전, 계란말이를 조리했다. 현란한 프라이팬을 뒤집는 손놀림에 안주들은 너무나 맛있게 완성되었고 맛있는 냄새가 선큰을 타고 밖까지 퍼져 다른 학과학우들이 선큰을 내려다 보기도 했다. 이렇게 완성된 안주들과 삼겹살, 각종 음료가 준비되자 선배들과 교수님들과 같이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식사 중 장신구거리 판매왕 2명을 교수님들이 발표하셨다. 2학년 ,4학년 선배 두명이 받으셨는데 상품은 은판이었다. 상품도 상품이지만 교수님께 칭찬받고 인정받으신게 부러워 다음연도에는 꼭 더 작품에 신경써 판매왕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배를 든든히 채운 후 조형대 로비에서 열린 가면무도회에 참여하기 위해 모든 1학년들은 각자 성심성의껏 꾸민 가면을 쓰고 로비로 나갔다. 이번년도에 처음으로 시행하는 행사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고 모든 학과학우들의 가면의 수준도 상당했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가면무도회를 위해 짠 조별로 모여 학생회에서 마련한 포토존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학생회 인원들이 전문 사진기사처럼 사진기를 가져와 조명아래서 찍어주니 정말 내가 레드카펫위의 배우가 된 것 같았다. 신나는 음악이 울려퍼지고 학우들이 빙둘러서서 춤을 추니 무도회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무도회이후 밴드부의 공연과 클럽이 뒤이어 이어지며 축제의 분위기는 절정을 찍었다. 축제의 내용도 다양하고 흐름도 매끄러워 ‘역시 조형대의 축제는 퀄리티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체육경기의 본선에는 많이 올라가지 는 못했지만 선배들, 교수님들과 맛있는 식사도 하고 가면 무도회등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어서 매우 신났던 체육대회였다. 다음 년도에는 이 분위기를 더 고조시키고 체육 경기의 본선에도 꼭 많이 진출해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