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금속공예학과 졸업전시회 ‘기물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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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바람이 골목을 훝고 지나가는 계절에, 인사동 KCDF 갤러리에서 2016년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금속공예학과 졸업전시회가 있었다. 드디어 1학년으로써, 4학년 선배들의 최고작품들을 모아 놓은 졸업전시회를 처음으로 참석한다는 것에서 굉장한 의의가 있었다. 비록 교양수업과 겹쳐 오프닝에는 참석하지 못하였지만, 주말에 뒤늦게 찾은 전시장은, 아무도 없었음에도 수많은 힘과 엄청난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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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지하 1층과 지상 2층, 이렇게 두 개의 층을 전시장으로 사용하였는데, 작품 수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아 놀랐다. 그리고 작품의 카테고리 또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한 분야들을 넘나들고 있어서 지루할 새가 없었다. 모든 작품 하나하나가 이야기를 담고 있었고, 그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요소로써 금속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때로는 드러나지 않게 숨어서 그 역할을 하는 작품도 있었고, 드러내서 자신의 존재를 뽐내는 금속도 있었다. 전시장의 조명 아래 놓인 모든 작품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당당히 드러내며 존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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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중에는 성북동처럼 늘 지나가는 동네의 이야기를 담은 것, 멀리 떨어진 외국 도시의 이야기를 담은 것, 유리와 가죽을 통한 빛의 이야기를 담은 것 등 수많은 주제와 이야기들이 작가만의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구현되고 있었다. 분야 또한 식탁이나 의자와 같이 가구도 있었고, 손가락보다 작게 제작된 브로치, 색실로 동여매 색감을 준 작품 등 공예의 모든 분야가 모든 기법과 아이디어로 표현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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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우리가 4년의 교과과정을 통해 배운 금속공예의 기법들을 부분적으로 응용하고 활용하여 원하는 대로 작품에 녹여내면, 그 깊이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깊어진다는 것이었다. 기본적인 기법으로 배웠던 기술이, 다양한 재료와 아이디어로 하나가 되었을 때, 그 파장은 공예품 밖으로 영향을 끼칠 정도로 지대했다. 내 생애 첫 번째 졸업전시회는, 단순히 선배들의 작업능력이나 완성도, 또는 아직 배우지 못한 기법들에 대한 경탄뿐만 아니라, 공예 그 자체에 대해 다시금 그 힘을 깨닫게 해주는 전시로 기억될 것이다.

16학번 소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