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과제전 ‘품다, 담다’

2017년 5월 24일 금속공예학과에서 3학년 과제전이 열렸다. 선배들과 다른 교실을 쓰기 때문에 서로 어떤 작업을 하는지 볼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그들이 무엇을 만드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주전자부터 목걸이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 되어있었습니다. 은으로 도금 된 것도 있었고, 아크릴, 실 등 다양한 재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1학년은 아직 한정된 재료만 쓰기 때문에 많은 시도를 해볼 기회가 별로 없지만 전시를 보고 난 후 금속만으로도 정말 많은 것을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금속공예학과에서 다루는 분야들이 생각보다 넓었습니다. 특히 일주일을 주제로 한 브로치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일러스트 프로그램으로 그린 그림을 금속에다가 부식이라는 기법으로 세긴 작품이었습니다. 금속공예는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섬세한 표현을 해내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디테일한 작품을 보고 나니 신기했습니다. 또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바로 완성도였습니다. 손바닥도 안 되는 크기의 금속 판 하나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하는 우리가 선배들의 작품을 보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의 작품에서는 흠집 하나 보이지 않았고 거울처럼 반짝 반짝 빛이 났습니다. 전시를 보는 내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을까 라고 생각하며 선배들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전시를 보는 내내 재미있는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조효영 선배님의 ‘벽과 생명’이라는 작품은 재료를 월넛을 썼다는 점에서 정말 신선하고 새로웠습니다. 월넛이 단단한 적동을 뚫고 나오는 것이 어떤 메시지를 주는 느낌도 들었고 말라 비틀어진 월넛에서 생동감이 느껴졌습니다. 김예은 선배님의 ‘mermaid’라는 작품은 물고기가 마치 바닥 속으로 뛰어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화병도 마찬가지로 생동감과 물고기의 운동성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만드는 내내 꼬리의 곡선과 생동감을 살리기 위해서 정말 많은 고생을 하셨을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미영 선배님의 ‘어릴적 엄마는 나에게 플라스틱 컵만 주었다’ 라는 작품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가장 공감이 가는 작품이었는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손님이 왔을 때만 귀한 유리컵을 꺼내어 차를 대접하던 엄마가 떠올랐습니다. 작품을 보고 그런 엄마를 미워했던 저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재료 또한 엔틱 접시를 사용하여 빈티지한 느낌이 났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보면서 모든 작품에서 그들만의 이야기가 느껴졌고,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한 선배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속공예학과 전산팀 15학번 노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