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졸업전시 은메달 리스트 신수린 인터뷰
수상소감
올해 같이 졸업한 친구들이 워낙 실력도 좋고 개성도 뛰어나서 같이 작업하면서 감탄하기도 하고, 작업하는 것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어요. 그래서 더욱 제가 받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고 받는 순간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항상 뻔하게 들어보던 수상소감처럼 ‘4년동안 함께 열심히 해준 동료들에게 가장 고맙다’ 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텅 빈 과실에서 혼자 작업했으면 끝까지 다 못 마쳤을 것 같아요.
작품 설명 및 디자인 전개 과정
원래 이전에 작업을 할 때는 알파카라는 동물 형상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만든 스툴이나 사람 형상에서 모티브를 얻은 조명과 같이 이미지 하나에 모티브를 얻어서 그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시작한 작업이 많았는데요. 올해 작업을 할 때는 이 작품을 왜 만들어야 하는 지와 같은 이 작품의 존재이유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정용진 교수님의 캡스톤 디자인 수업에서 이 포털 이미지를 모티브로 한 벽조명을 제작했는데요. 단순히 이미지를 구현하기 보다는 ‘왜 이 벽조명을 제작하고 싶은 지’, ‘사람들이 이조명을 봤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으면 좋을 지’와 같은 고민에 많은 시간을 썼던 것 같습니다. 이 조명을 제작할 때 ‘벽공간’ 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른 시각으로 흥미롭게 바라보고 싶었고 단순히 공간을 나누고 층과 층을 연결해주는 역할에서 벗어나 나의 개성을 살려 흥미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해 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이 공간 뒤에 다른 공간이 존재하지 않을까?’하는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조명을 만들어보고 싶어 아이디어를 전개할 때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조명’이라는 큰 전제를 잡게 되었습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미지를 검색하던 중 공간을 넘나드는 포털 이미지를 보게 되었고 공간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이 가능할 것 같아 선택하게 되었어요. 처음에 구상을 할 때 이 포털의 형상이 여러 개 놓여있어 사람들이 보았을 때 ‘여기로 들어가면 저기로 나올 수 있구나’ 와 같은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방향으로 아이디어 전개를 이어나갔던 것 같아요.
평소 저는 그래픽 작업도 좋아해서 이 작업에서도 포털 그래픽 이미지가 잘 보였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픽 이미지를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지 고민하던 중에 아크릴이나 폴리카모네이트판에 uv프린팅을 하는 방식을 찾게 되었고 아크릴 보다는 폴리카모네이트가 내구성과 발색이 더 좋아서 몇 번의 테스트 후에 폴리카모네이트에 uv프린팅을 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폴리카모네이트 판을 여러 개 레이어링해서 공간감을 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제작하게 되었고 생각보다 효과적으로 작업이 나온 것 같아서 앞으로 이 효과를 다른 작업에도 활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작 시 시행착오, 어려웠던 점
평소 주얼리 작업 같이 작은 작업은 잘 못해서 오히려 눈에 띄고 형태감이 잘 드러나는 큰 작업을 더 좋아했던것 같아요. 이번에도 크게 진행을 하게 되었는데 작업을 하면서 큰 작업 또한 그것대로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크기가 크다 보니 무게도 많이 나가게 되고 구조를 설계하는 것도 어려웠던 것 같아요.
첫번째 제작했던 작업은 많이 무겁지 않고 작다 보니 작업이 어렵지 않았는데 두번째 작업은 혼자 들지 못할 정도로 무게가 무겁고 크다 보니 작업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사실 조명 중에 포털2가 4학년 1학기 때 이미 피스들과 뒷 판까지 완성되어 있었는데 교수님이 구성을 다시 한 번 흥미롭게 바꿔보자고 하셔서 3개의 피스만 남기고 다시 레이아웃을 만들었던 작업이에요. 이미 제한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다시 구조를 생각하고 디자인을 하려고 하니 너무 힘들었습니다. 뒤에 있는 판이 철에 분채 도장을 한 건데 두께에 따라 무게차이가 많이 나서 조명이 앞으로 쏠리지 않고 버틸 수 있을 지와 벽에 달았을 때 너무 무겁지 않을 지 무게 조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크기가 크다 보니 벽에 고정하는 장치에 대해서도 어려움을 겪었었는데 그 부분에서 교수님과 많은 상의를 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졸업전시를 준비할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저는 이번 졸업전시를 준비하면서 진행하는 작업에 대한 애정과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진행했 던 것 같아요. 작업을 시작할 때 이 작업에 대한 애정과 ‘이 작업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들을 깊게 생각하고 들어가야 작업 중간에 질려서 안 하게 되는 일이 없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교수님들의 피드백을 수용하려고 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교수님들이 학생들이 다 잘되라고 해주시는 말들이니까 내 작업에 대한 피드백을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는게 아니라 최대한 피드백을 기분 좋게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선배들에게 졸업전시 준비가 힘들다고 말로만 들어봤는데 이번에 직접 느끼게 된 것 같고 작업적인 측면도 중요하고 힘들었지만 그 이외에도 같이 준비하는 친구들 과의 관계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같이 작업을 진행하는 친구들과 서로서로 도와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고 이번 졸업 동기들은 다행히 모두 싸움없이 서로서로 도와주면서 좋게 진행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