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학기 3학년 과제전

3일동안 조형 갤러리에서 3학년 1학기 과제전이 열렸다.

각 수업마다 하나하나 정성들여 만든 과제들을 과제가 아닌 작품으로서 사람들에게 보이는 뜻 깊은 자리였다.

타 전공 학생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끌어 금속공예과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였다.

 

 

 

건망증이 심한 S양을 위하여 – 서혜진

 

바쁜아침. 여느 때처럼 S양은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밥을 먹고, 옷을 입고, 가방을 챙기고, 집을 나서기 전 안경을 찾는다.

그러나 어제 있었던 자리에 안경은 없고 어디에 두었는지 조차 생각나지 않는다.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면서 찾아보지만 나올 생각을 안한다. 그렇게 10여분을 짜증 내며 낭비할 동안 버스는 지나가버리고 수업마저 지각하곤한다. 이러한 악순환을 매일 반복하고 있는 S양을 위하여 안경이 있어야할 곳을 만들어 주었다.

형태는 코 모양으로 하여 위트있는 느낌을 주고 색상역시 알록달록하게 제작하여 눈에 보이도록 하였다.

 

 

 

 

 

 

 

거품 – 남수지

 

목욕을 할때 비눗물에서 나오는 보글보글한 거품의 이미지를 연상하여 목욕용품인 샴푸용기를 만들었다.

방울이 맺혀 거품이 된 모양으로 구를 이용하였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소 샴푸를 더 많이 쓰는 점을 고려하여 샴푸용기와 린스용기의 크기를 다르게 하였다. 그리고 너무 큰 덩어리가 되지 않도록 두 용기가 따로 떨어지기도 하고, 합쳐지기도 하게 만들었다. 샴푸 펌핑부분도 일반 용기의 실린더 모양과 다르게 거품의 이미지를 더하기 위해 반구 형태로 하였다.

머리를 감을 때 비누거품 용기에 담겨있는 샴푸를 사용하면 더 기분좋은 목욕이 될것이다.

 

 

 

나를 담은 상자 – 조민영

 

평범한 조명이 아닌 나만의 조명을 표현하고자 제작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팝아트 작가 앤디워홀의 작품 마릴린에서 모티브를 얻어 마릴린의 얼굴 대신 나의 얼굴을 이용하여 그 느낌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막연히 조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시작을 해서인지 시행착오가 많았고 아이디어 전개가 초반에 느렸던것 같다.그래서 처음부터 아이디어 전개를 다시 시작하면서 조명을 통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호두나무(월넛)을 이용해 상자를 짜고, 나의 얼굴이 투각된 판과 색 아크릴 판을 백라이트(back light)위에 올려 조명이 켜졌을 때 앤디워홀의 작품과 비슷한 느낌이 나도록 표현해 보았다. 투각된 나의 얼굴과 뒤로 비치는 아크릴 색상의 조화는 내가 생각했던 분위기대로 느낌이 나와서 맘에 들었지만 나무로 직접 상자를 짜는 것을 처음이고 나무를 많이 다뤄보지 못해서 인지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렸고 요령이 부족해 테크닉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과제를 통해서 나무를 사용하는 데 있어 더 편해졌고 많이 배울수 있었던것 같다.

 

 

 

 

 

 

 

 

 

 

조금 긴 유리컵을 위한 차여과기 – 최송아

 

다른 차여과기와 달리 긴 컵을 위한 차여과기를 만들어 보았다. 다른 차여과기는 작고 귀여운 차여과기이지만 나는 긴 컵을 위한 차여과기를 만들었다. 처음의 차쳐과기는 구조적으로 이해하기위해 단순한것을 만들었고 두번째로 만드는것은 차여과기에 필요한 구조를 이용해서 만들었다.

 

 

One Step – 박종덕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레 작업으로 연결되었는데 자전거는 외부의 동력 없이 인체의 힘만으로 가장 빨리 달릴 수 있다는 점과 구조적 관계에서도 매우 흥미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작년 미니어쳐로 된 자전거 모형을 만들면서 많은 크고 작은 부품들의 연관성과 구조적 움직임들을 공부했고 내가 실제로 탈 수 있는 자전거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었다. 물론 기존에 나와 있는 많은 자전거들이 있지만 내 손으로 내가 생각하는 자전거를 만든다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작업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많이 써왔던 은이나 동이 아닌 다른 금속을 다뤄보는 것과 땜이 아닌 용접이라는 기법을 시도해보기가 쉽지 않았다.

 

보통 세발자전거는 아이들이 많이 타지만 굳이 아이들을 위한 세발자전거만 있을 필요가 있냐는 생각과 함께 ‘성인들이 탈수 있는 자전거’를 컨셉으로 잡게되었다. 그로 인해 유아용 자전거에 비해 사이즈나 재료, 구조 등이 많이 달라졌다.

 

욕심이 많았지만 더 완전한 것을 만들고자하는 첫 걸음 이기 때문에 ‘one step‘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직접 제작한 첫 자전거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야채장신구

오이를 이용한 장신구 – 배우리

 

수분이 많은 오이는 말리는 시간도 오래걸리고 말렸을때 다시 습기를 빨아들여 눅눅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속부분의 5mm정도 두께를 남기고 말렸더니 껍질 이 안으로 동그랗게 말려들어가면서 튜브의 형태가 나왔다. 수분이 없는 겉껍질이긴 하지만 그래도 약간의 수분들이 빠져나가면서 큰 형태 안에 작고 오밀조밀 한 조직들이 이루는 선들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특별한 장치 없이도 안쪽면까지 자연스럽게 오이의 껍질이 말려들 어가기 때문에 말린 자연의 형태가 마치 링같은 구조를 띤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오이의 겉형태 인 튜브모양과 그 무늬에서 찾을 수 있는 선적인 면을 이용해서 장신구를 제작하게되었다.

 

다음으로 오이 말린 것을 금속으로 옮기는 작업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오이표면의 질감과 튜브 모양의 큰 형태였다.

질감표현은 망상기법을 이용해서 표현했는데 파이프를 원형의 형태로 말아서 그 위에 망상조직기법을 하니 오이의 표면 질감과 가장 흡사하게 표현되었다.

 

 

집합 – 이경미

 

아게이트 원석이라는 하나의 귀금속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을 그 단면의 반복을 통해 새롭게 표현해보았다. 다양한 형태의 아게이트 중 유사한 모양과 색상을 집합시켜 그 고유의 원석이 주는 느낌을 강조하였다. 그와 동시에 그 원석들을 연결하는 금속의 난집역시 함께 그형태를 이어 원석 뿐만 아니라 원석과 금속이 함께 집합되어 하나의 새로운 형태를 표현하였다.